뉴욕시장 vs 주지사 '힘 겨루기'에 시민들만 골탕
민주당 거물 정치인끼리 줄곧 대립 예비선거 코앞인데 지지 선언 없어 주지사가 로컬정부 정책 개입.제한 전철 사태로 또다시 갈등 표면화 '쿠오모 vs 드블라지오'. '드블라지오와 쿠오모의 불화는 좋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지난해 10월 뉴욕 일간지 데일리뉴스와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7월에 게재한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의 갈등을 다룬 기사 제목들이다. 데일리뉴스는 그에 앞선 그해 6월 '쿠오모 주지사와 드블라지오 시장은 서로 믿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충돌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들 언론 기사의 핵심은 쿠오모 주지사와 드블라지오 시장이 첨예하게 정치적 갈등을 빚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들 기사에서 보듯, 쿠오모 주지사와 드블라지오 시장은 지난 2014년 드블라지오 시장이 취임한 이후 줄곧 대립 관계를 보여왔다. 두 사람의 불화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시 전철 시스템 문제를 놓고 책임 공방까지 벌이고 있다. 또 뉴욕포스트는 25일 "드블라지오 시장은 지난 2014년 주지사 재선 캠페인 당시 민주당 경선 몇 달 전에 쿠오모 주지사를 공식 지지했지만, 올해 시장 재선을 위한 예비선거가 6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쿠오모 주지사는 드블라지오 시장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여전히 악화돼 있다고 진단했다. 왜일까. 같은 민주당 정치인이면서 왜 두 사람의 관계는 늘 대립 상태일까. 언론은 쿠오모 주지사가 뉴욕시장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행정적 권한을 제한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로컬정부 소식을 다루는 매체 '거버닝'은 지난해 3월 "차터스쿨, 세금, 공공주택, 경찰 관계, 차량 공유 서비스 정책 등 여러 가지 정책에 대해 쿠오모 주지사가 드블라지오 시장의 계획에 개입했고, 심지어 무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드블라지오 시장이 취임 이후 여러 정책을 추진했는데, 쿠오모 주지사가 주지사의 권한을 이용해 시장의 정책을 제한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두 사람의 갈등은 2015년 말, 드블라지오 시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쿠오모 주지사를 비난하면서 '전쟁'으로 공식화됐다. 이후 두 사람은 자주 불화를 겪는 모습을 보였는데, 특히 지난해 9월 맨해튼 첼시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이후 주지사와 시장이 따로따로 기자회견을 열었고, 양측 서로 초청했지만 상대측에서 거절했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주지사와 시장의 불화는 올해 들어 한때 화해설이 돌며 완화되는 듯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30일 '드블라지오와 쿠오모가 잠시 평화를 이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쿠오모 주지사와 전면전을 벌이던 드블라지오 시장이 교육 통제권 연장을 두고 한 발 물러서는 양보를 선택했다"며 "결국 1년이 아닌 2년 연장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갈등은 '전철 사태'로 다시 불이 붙고 있는 모양새다. 주지사는 보수 예산을 시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드블라지오 시장은 주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두 사람의 갈등이 결국엔 뉴욕시민들만 힘들게 할 뿐이라는 것이 언론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두 정치인이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사이 뉴욕시의 교통과 각종 사회기반 시설에 대한 운영과 감독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